[2001년] 드디어 트레킹이 시작되는 베시사하르로 [[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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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38회 작성일 22-06-09 21:58본문
카투만두에서 버스로 8시간…,
3 월 28 일
(카투만두 도착 5일째》
오늘 드디어 트레킹이 시작 되며 베시사하르로 떠나는 날이다.
오전 7시 비원식당에 모두 모여 터미널로 가기로 했다. 버스는 오전8시에 카투만두를 출발 하여 오후 4시경에 트레킹 출발 지점인 베시사하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무려 8시간 거리이다. 비원식당에 도착하자 가이드와 쿡, 포터가 먼저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끝까지 따라와 챙겨 주는 후배 이석우씨 부인이 고맙기 그지 없었다. 밴 차량에 짐을 싣고 사람이 올라앉자 차가 꽉 차 버렸다.
카투만두 버스터미널에 도착 하여 우리팀이 타야 할 버스를 확인한뒤 버스 지붕에 짐을 싣고 있는데 우리 주변으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 들었다. 모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인줄 알고,버스가 만원이면 피곤할 텐데… 하고 은근히 걱정을 했 다.
그런데 알고보니, 할일없이 나와 시내를 어술렁거리는 사람들이었다. 네팔의 높은 실업률은 정부의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얘기를 후에 들었다. 기간산업은 없고 인구는 많고 그러니 인건비 즉 노동 의 대가가 턱없이 낮았다. 식당 종업원도 월 임금이 AS100 정도라니 그렇게 사는 노동자들의 삶이 오죽하랴. 우리팀이 탄 버스 안에서 여행자인 외국인 부부와 자연스럽게 통성명을 했다. 사우스아프리카에서 온 마크와 수잔이라는 이들은 나이가 들어보이는 중년 부부였다. 히말라이에도 관광 주기가 있어 비수기인 현재, 버스 안의 여행객은 나와 이들 '부부뿐 나머지 는 모두 현지인이었다.
베시사하르로 가는 도중 버스는 티타임과 점심을 위해 승객 들에게 휴식시간을 주었다. 카투만두에서 베시사하르로 가는길은 오른쪽으로 마르상디 강을 끼고 있으며 계곡위로 도로가 형성돼 왼쪽 자리보다는 오른쪽 자리가 지루함을 잊기에 좋았다. 우리팀은 다행히 오른쪽 좌석을 얻게 돼 8시간 내내 계속되는 계곡과 농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마크와 수잔 부부는 왼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 때문에 계곡 풍경을 보기 위해 연신 목을 길 게 빼고 있는 모습이 안스러워 푸림(쿡)과 빠룸(포터)에게 양해를 얻어 좌석을 바꾸어 주었 더니 무척 고마워 했다.
계곡 급류에서는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다. 깊은 계곡과 달리 물살은 약해 보여 짜릿함은 덜할것 같았다. 목적지에 가까워 갈수록 도로 폭은 점점 좁아졌다. 게다가 낭떠러지위에 닦아놓은 길이 아슬아슬해 간담을 서늘케 했다. 베시사하르에 도착하자 비수기 이어서인지 각 호텔, 롯지의 종업원들이 나와 우리 일행을 끌고 가려고 야단이었다. 그 중 한명을 골라 ‘특체 호텔’로 갔다. 하룻밤 숙박비로 50루피 (AS1.50)에 묵기로 했다.
말이 호텔이지 시설은 1970년대 한국의 여인숙 수준과 같았다. 푸림에게 저녁준비를 시킨뒤 뜨거운 물로 사워를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여기저기 주택을 짓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현지 주민들의 거주용이 아니라 모두가 여행자를 위한 숙소들이었다. 전세계 어느 관광지를 가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이 훼손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저녁을 먹으며 , 반 주로 한잔이 생각나 가이드인 장부에게 락씨 한 병을 사다 달라고 하자
이 순진한 친구는 “이 집에 술이 없다”면서 빈 손으로 왔다. ‘내가 꼭 나서야 하나… 하는 생각에 직접 가게로 가 네팔술 한병을 샀다. 그리고는 장부에게 같이 마시자고 하자 산행 중에는 술을 입에 대지 않 는다고 했다.
‘앞으로 술 친구없이 혼자 마셔야 하나…’.
그러자 약간 쓸쓸함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산행에 임하는 셀파 장부의 마음가짐이라 생각하자 내일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트레킹의 설레임이 순식간에 그 쓸쓸함을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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