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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히말리야를 향해 "마침내" 첫 발 딛어 [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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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59회 작성일 22-06-0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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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산행 기원하며 마음 속으로 파이팅, 소나기 맞으며 입산 신고식

 

3월29일(트래킹 첫날》

 

간밤, 웬 소나기가 그리 심하게 쏟아지는지… 고지대(해발 860m)라 생각하고 모기에 대한 대비를 소훌히 한 것이 실수였 다. 

아침에 깨어보니 다리에 세 군데나 흔적이 크게 생겨났다. 출발전 호텔 계산서를 보니 50 루피라는 약속과는 달리 버젓이 100루피로 적어 놓았다. 그리고 는 시치미 뚝!

주인이라는 젊은 녀석,생긴 것도 마음에 안 들더니… 하여 간 방심은 금물이다.

 

아침 7시15분. 호텔을 나섰다.  ‘마침내’ 트래킹 시작이다.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마음 속으로 파이팅을 외쳤다.

1시간 산행후 찻집에서 10분간 휴식하고 다시 1시간 정도를 걷자 '쿠디’라는 마을이 나온다. 여기까지의 길은 차도처럼 넓다. 도로 곳곳에 공사를 하는 것을 보니 얼마 후에는 이마을 까지 차가 다닐 모양이다. 

'쿠디’에서 곧바로 출렁거리는 구름다리를 건년뒤 휴식을 취하는데 날씨가 불안하다. 햇별은 없어 다행이지만 금세 비가 내릴 것처럼 후덥지근하다. ‘불불레 ’의 입산신고소에서 입산허가증을 보여 주고 신고서 를 작성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천둥과 동시에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산행 첫날부터 신고식을 단단히 치렀다. 그렇다고 여기서 지체할수는 없었다. 우의를 꺼내 입고 산행을 계속 했다.

 

1 시간쯤 쏟아지던 소나기는 어느 순간 멈추고 비구름이 걷히더니 저멀리 산끝자락에 눈덮힌 히말라야가 아까운듯 일부 분만 그 웅장한 몸체를 드러낸다. 그 광경만으로도 감격이 되어 셀파인 장부씨에게 소리치자 그는 그저 빙그레 웃을 뿐이다. 저 만년설을 보려고 먼 거리를 ‘날아,달리고, 걸어온’ 내게 더 큰 품을 보여 달라고 기원했다. 폭포가 보이는 휴게소에서 쉬고 있는데, 두 명의 포터가 내려오다가 우리 일행과 뭔가를 심각하게 이야기 했다. 

무슨 내 용이냐고 장부씨에게 묻자 '토롱라’(5412m)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이쪽에서 넘어가는 사람들은 ‘토롱라’ 아래의 하이캠프에서 기다리고있고 일부는 돌아 오기로 했다는 얘기다. 또 반대편 ‘묵티나’에서 넘어오던 사람들이 큰 사고를 당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첫날부터 ‘김 새는’ 소리 가 아닐수 없었다.

 

‘토롱라’ 정상까지는 앞으로 일주일이상 소요될 터이니 걱정말고 정보나 잘 수집하라고 장부씨에게 당부했다.

첫날인 만큼 산행속도를 늦춰 페이스 조절에 신경을 썼다. 처 음 두시간은 다리가 뻐근했지만 나중에는 근육이 풀려 괜찮아졌다. 그래도 무리는 금물. 걷는것은 문제가 없지만 이제부터는 정상의 날씨와 고소적응이 문제다.

 

'바훈단’ 못미쳐 산허리를 도는데 조용한 산속에 웬 방울소리가 들리더니 곧 한 무리의 조랑말이 내려왔다. 산악지방에서 이보다 더 적절한 운송수단은 없을 것 같다. ‘무스탕’이라는 말인데, 힘이 좋은 것으로 유명 하다.

‘바훈단’ 도착 1시간 전은 상당히 가파른 언덕길이다. 땀에 푹 젖었지만 '바훈단’에 오르자 바람이 세차다.

 

오후 3시, ‘바놓단’에 도착해 티베탄 롯지에 숙소를 정했다, 2층짜리 목조건물로 화장실이 

밖에 있다는 것이 흠이지만 조용한 방에 여장을 풀고 창문을 열자 설산이 펼쳐진 아주 좋은 전망이었다. 저녁을 먹으며 락시 3잔을 걸쳤는데도 취기가 오르지 않았다.

 

장부씨에게 ‘술을 얼마나 마셔도 좋은가’라고 물으니, 해발 2500m까지는 괜찮지만 그 이상 에서는 삼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될런지는 스스로 생각해도 의문이다(내 탓이 오).

 

장부씨는 사양하고,푸림과 빠름에게 권했더니 잔을 내민다. 빠룸에게 장난을 걸었다.

“너는 너무 어려 마실 수 없다.”

 

빠룸이 대꾸했다. 、

“네팔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술을 마신다. 그리고 나는 20살 이 넘었다.”

“몇 살인데?”

“정확히 모르지만 하여간 20 살은 더 된다.”

“너는 네 나이도 모르냐?”

“네팔에서는 도시 사람 빼놓고는 대부분 자기 나이를 정확 하게 모른다.”

 

그런데, 사실이었다. 왕이 죽었다든가 또는 나라에 큰 일이 있다든가 하면 

이를 기준으로 ' 그 해 ’ ‘ 그 다 음 해 ’ ' 그 몇 년 후’ 하는 식으로 나이를 계산한단다. 

푸림도 내가 보기에는 25살 정도인데 실제로는 36살이란다.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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