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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정면엔 안나푸르나, 뒤엔 피사피크 [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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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69회 작성일 22-06-0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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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원정 당시 이석우 후배 골탕 먹인 강가푸르나도 눈 앞에

 

4월3일(트래킹 여섯 째날》 

 

간밤은 악몽이었다. 밤새 들려오는 노래소리와 주인아들 녀석의 카세트 소리에 잠을 설친것은 둘째고 새벽부터 심한 두통이 오는데 고산병 증세가 아닌지 덜컥 겁이났다.

 

일어나 아랫층훌로 내려오니 아니나 다를까 노래를 부르던 두녀석이 훌바닥에 잠들어 있었다. 밤새 놀다가 잠이든 모양이다. 머리도 아프고 해서 산책삼아 근처를 돌아보기로 했다.

간밤의 추위에 얼음이 꽁꽁 얼어 있었고 앞산의 폭포는 빙벽으로 변해 있었다. 낮에는 기온이 올라가지만 해만지면 뚝 떨어지니 보온에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이곳 주민들은 잠에서 깨자마자 티벹불교의식으로 솔잎을 태우고 마을 한가운데 있는 사당으로가 경전이 적혀 있는 커다란 원형통을 굴리면서 ‘옴마니 밧메홈’을 왼다.

 

산책을 끝내고 돌아와 식욕은 없지만 아침밥을 다 먹고나니 두통이 한결 나아졌다. 아마 지난밤의 과음과 저녁내내 화덕옆에 앉아 장작 연기를 쐰것 때문인듯 했다. 어쨌든 고산병만 아니라면 좋을텐데…

오늘은 구름한점 없고 바람도 불지 않았다. ‘토롱라’를 통과하는 날까지 이런 날씨가 계속되기를 빌어본다.

 

9시쯤 훈데를 출발,‘틸리쵸피크’(7134m)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40분쯤 가자 왼쪽으로 ‘안나푸르나’ 4봉이 눈앞에 보이고 뒤를 보니 마의 ‘피상피크’(6091m)가 완전한 모습으로 멋진자태를 뽐냈다.

마낭이 보이는 '문지’(3360m) 휴게소에 도착해 찌야를 마시며 바로 앞에있는 ‘안나푸르나’ 3 봉을 감상한다. 바로 왼쪽이 2봉이고 다음이 4봉(7525m)이다. 3봉은 비록 정상이 보이지 않으나 정상 옆의 봉우리와 오른쪽릿지 공격루트가 손에 잡힐 것 만 같다.

 

감격적인 순간이다. 많은 알피니스트들의 도전과 희생으로 얼룩진 ‘안나푸르나’ 를 바로 앞에 두고있는 이순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의 졸필이 아쉽기만 하다.

‘문지’를 떠나 안나푸르나를 왼쪽으로 두고 걷는데 ‘강가푸르나’(7435m)봉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상이 깎아지른 듯 하다.

이 ‘강가푸르나’ 봉은 지금 나와 함께 트래킹에 나선 셀파 장부씨가 지난 95년 원정 당시, 카투만두에서 비원 레스토랑을 하고 있는 산 후배 이석우씨를 목숨걸고 구해준 적이 있는 곳 이다.

 

당시 원정에서 이석우씨는 셀 파1명과 함께 공격조로 나섰지만 악천우로 인해 정상 바로 밑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때 장부씨가 주위의 만류 에도 불구하고 목숨을걸고 올라 동사직전에 있는 이씨와 다른 셀파를 구해낸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지금까지도 이석우씨 와 장부씨는 형제처럼 가깝게 지내고 있으며  이번 나의 트래킹까지 동반해준 것이다.

 

‘마낭’은 대부분의 트래커들이 고소적응차 하루 또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며칠 쉬어가는 곳으로 이번 트래킹코스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좋은 호텔도많고 태양열을 이용하는 숙소도 많이있다.

우리도 이곳에서 하루를 묵기로 하고 제법 깨끗해 보이는 ‘틸리초피크’ 호텔로 숙소를 정했다. 숙박료는 산위에 올라갈수록 비싸진다. 하루 100루피(AS3.00). 여기에 부엌 사용료는 250루피 (AS7.00) 란다.

 

사실 트래킹을 하다보면 이런 네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이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숙박료야 비슷하게 받아야 하므로 그렇다 치고 부엌 사용료는 부르는게 값이다. 하긴 돈많아 보이는 동양의 중년인이 네팔 현지인 셋을 데리고 트래킹에 나섰으니 바가지를 씌우려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숙박과 부엌사용료 합하여  300루피(AS8.50)로 하기로 하자 방은 아무거나 골라 잡으라고 한다.

비시즌이어서 가는곳마다 호텔은 남아돌았다. 값도 싸지만 시즌이되면 시설좋은 호텔은 구하기도 힘들고 숙박료는 부르는게 값이다.

나는 우선 비어있는 방 중에서 ‘안나푸르나’와 ‘강가푸르나’가 보이는 전망 좋은 방으로 골랐다. 침대에 누워 창밖을보자 히말라야의 거대한 경치가 마치 액자속 그림처럼 눈앞에 다가와 보인다.

 

오후에는 간이 전화교환소에서 카투만두의 이석우후배에게 전화를했다. 그동안 전화도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얼마나 반가워하던지 내가 트래킹을 출발한이후 꽤 걱정을 한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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