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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최종 목적기 "토롱라" 를 향하여 [2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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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73회 작성일 22-06-0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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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트래킹중 최대 난코스 … 고소병 공포 겹쳐

 

4월6일(트래킹 아홉 째 날 2》

 

양 손으로 스틱을 찍으며 내려오는데 아이젠을 준비하지 못한것이 한스럽다.(지금 시즌에는 아이젠은 필수다)

위태위태한 마의 코스를 30분만에 통과하자 양 발에 어찌나 힘을주며 신경을 썼던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고산병증세가 말끔히 가셨다. 

‘렛다’를 떠난지 3시간만에 ‘토롱페디’(4420m)에 도착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토롱라’ 정상 바로 아래의 하이캠프(5100m)지 

만 어젯밤의 고통이 생각나 ‘뉴토롱페디’ 롯지에 짐을 풀었다. 웬만한 컨디션일때 쉬고 아침에 일어나 단숨에 '토롱라’ (5416m)를 통과하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여전히 머리는 아프지만 아침보다 덜한것 같아 조금은 안심이 됐다. 그러나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오후들어 롯지의 창문 으로 밖을 보니 ‘ 마의 코스’ 를 내려오는 트래킹 팀이 보인다. 아까보다 눈이 더 많이 내리는데 모두들 기다시피 내려오는 모습이 보는 사람들마저 아슬아슬하게 한다. 발 한번 잘못 디디면 수십길 낭떠러지로 직행 이다.

 

여기서 잠깐 언급하고 싶은것은 ‘렛다’와 ‘토롱페디’ 코스인 옛길과 새길에 관한 것이다. 눈이 많이 내렸고,그에 반해 장비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차라리 낙석의 위험이 있더라도 옛길로 가는것이 나을듯 하다. 새로난길의 빙판은 폭이 극히 좁아 위험하기 짝이 없다.

또 새길이 음지인데 비해 옛길은 양지여서 눈이 내려도 금세 녹고 길폭도 넓다.

단 낙석의 위험은 지금도 여전하다. 따라서 어느 길을 택할 지는 그때 상황에 따라 잘 판단하는게 좋다.

 

점심을 마치자 모두들 침대에 누워 버린다.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에서는 숨도 차고 어지럽기 때문에 몸을 많아 움직이지 않는다.

이 여행기를 메모하고 있는 도중에도 계속 눈발이 내린다. ‘ 토롱페디 ’ 전체가 하얀눈에 뒤덮여 있다. '마낭’에서 털장갑만 구입하고 내 복 을 준비 하지 않은게 또다시 후회로 다가왔다. 일단은 방풍용 바지로 버터야 한다.

 

‘ 눈이 계속 내리면 안되는데…’ 내일의 산행에 대한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롯지 화장실문이 꽁꽁 얼어 열리지도 않을 정도다. 밖은 영하 10도 정도지만 체감온도는 20 도가 넘는다.

 

히말라야에 와서 처음으로 우모복을 꺼내 입었는데도 춥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물수건으로 닦아내는 세수에 만족해야 할것 같다. *마낭’을 떠난 이후부터는 ‘씻는다’는 개념이 없어졌다. 간판은 호텔,롯지지만 화장실은 과거 한국의 재래식 화장실과 같고 그것도 숙소 와 멀리 떨어져있다. 룸이라고 해야 조그만 나무침대 2개가 전부다. 트래킹 전 구간에서 몇군데만 빼고 다 그런 수준으로 보면 된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는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내일은 새벽3시 출발이다. 밀크티에 비상용 위스키를 타 마시고는 잠을 청해 본다. 하지만  내일의 산행을 생각하니 쉽게 잠이 올것 같지 않다.

 

4월7일(트래킹 열훌 째 1)

 

새벽 2시에 기상했다. 가벼운 두통으로 잠을 설치다가 한숨도 자지 못했다. 고소병의 고통에서 벗 어 나는길은 빠른시간 안에 ‘토롱라’ 정상을 넘어 내려가는 길이다. 오직 전진 뿐이다. 그래도 증세가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하늘을 보니 보름달에 별이 총총 떠 있다. 다행이 오늘 날씨도 좋을듯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눈이 내렸었는데… 역시 하늘은 우리를 돕고 있는가 보다.

푸람이 아침을 만들어 왔다. 스프만 끓이라고 했는데 오늘이 가장 힘든 날이라고 밥을 지어왔다. 북어국에 말아서 억지로 밥을 먹고 새벽 3시에 출발했다. 오늘 우리가 넘어야 할 최대 난코스인 ‘토롱라’(해발 5416m)는 눈이 없는 계절에도 일반인에게는 벅찬 코스이다.

 

지금의 ‘토롱페디’(4450m)에서 ‘토롱라’까지 단숨에 고도를 966m나 올려야 하며 정상에서 다음 숙박지인 ‘묵티나트’ ( 3700m ) 까지 무 려 고도를 1716m나 내려가야 하는 12시간 코스이다. 한마디로 상상만 해도 힘든코스이고 ‘토롱페디’까지 고소적웅을 잘했다고 해도 정 상까지 해발 약 1000m를 올라가는 가파른 직벽길이다. 여기에다 고소병의 고통까지 생각만 해도 싫은데 사실 오늘의 당면과제는 이것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전 내린 폭설로 코스통제가 있었다는 소식이고 

여기에다 어제만 해도 눈이 많이내려 그 코스가 어찌 돼있을지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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