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4일만에 카투만두로 무사 [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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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96회 작성일 22-06-09 23:45본문
다시 산악인 후배 이석우씨 만나 회포,'산 친구’ 우정 다져
4월10일(트래킹 마지막 날)
트래킹을 시작한지 14일만에 모두가 기다리는 카투만두로 귀환하는 날이다.
어제 ‘사랑산식당’ 김사장에게 부탁해 놓은 택시가 아침 7시에 호텔로 우리를 데리러 왔다. 호텔에서 터미널까지는 30분 거리이고 다시 버스를 타면 카투만두까지 거리는 약200KM정도인데 도로가 열악해 8시간이나 걸려 도착할수가 있다
포카라에서 카투만두로 가는버스는 직행으로 에어컨이 나오는 제법 고급스런 버스인데 점심식사를 포함해 요금은 500루피 (AS14.00) 이다.
터미널에 도착하자 고압게도 김사장이 배웅을 나왔다. 그는 우리에게 주스와 함께 고산에 올랐다가 내려온 뒤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면서 우황청신환을 건네주는것이었다. 어찌나 고맙던지. 객지에서 만나 이렇게 마음이 통할수 있다는것은 여행이 주는 각별한 맛이 아닐 수 없다. 옆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장부씨 역시 흐뭇한 얼굴로 바라본다.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포카라에서 2-3 일 더 쉬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채 카투만두로 향한다.
점심은 중간 기착지인 ‘무글링’ 근처의 식당에서 네팔 음식인 ‘달밧’이 라는밥과 카레를 먹었다. 승객들 대부분 유럽에서 온 배낭여행자들인데 잘도 먹는다.
버스는 도중에 자주 정차해 승객들에게 쉴 시간을 주었다. 오후 3시쯤 카투만두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비원식당에 도착하자 후배 이석우씨 부부가 화상입은 내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 이건 트래킹이 아니고 히말라야 원정대 같단다.
또 어제 도착한 ‘푸림’에게서 소식을 들었지만 ‘좀솜’에서 전화를 주지 않아 무척이나 걱정을 했다고 했다. 왜냐면 이곳에서도 ‘토통라’를 넘을 즈음 눈이 많이 내린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어제 푸림이 소식을 전해주지 않았다면 우선 실종신고를 하려 했다는 것이다. ‘좀솜’에서 술을 마시느라 전화를 해주지 못한것이 어찌나 미안하던지…
어찌 됐든 무사히 귀환했으니 ‘한잔’이 없을수 없다. 김홍성 씨는 ‘랑탕’으로 트래킹을 떠났고,이석우씨 부부와 밤늦도록 부어라 마셔라, 회포를 푼다.
그러고 보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 같다. 이런 오지에서도 나를 걱정해주는 후배가 있으니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이렇게 마시다 보니 마치 서울 인사동의 한 술집에 앉아 있는것 같은 느낌이다.
이번 트래킹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사람들,
산 친구들 덕분이다. 모두에게 감사하고 싶다.
연재를 마치면서 ...
히말라야 여행기가 연재되는 그 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과 지면을 허락해 주신〈한국신문〉에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나이 50 중반에 불현듯 찾았던 히말라야를 다녀온 지 6개월이 되었지만,
여행기를 쓰는 동안 마음은 내내 히말라야의 산 자락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트래킹 도중 틈틈이 적어 두었던 조그만 여행수첩을 보고 있노라면 또 다시 달려가고 싶은 충동과 천정이 시커렇게 그을린 주막의 따뜻한 화덕 옆에 앉아 마시던 ‘락씨’의 맛이 오롯이 생각납니다.
‘히말라야 병’은 치료되는게 아니라 오히려 중독되어 다시 찾아가지 않고는 배겨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동안 가정에 충실한뒤 다시금 아내의 ‘윤허 ‘를 얻어 내년 3월쯤 에베레스트 지역을 트래킹 하려 생각중 입니다. 또는 티베트 에서 해발 5000m를 넘어 네팔로 넘어오는 트래킹 코스도 생각중 입니다. 희망사항이지만. 독자 여러분. 네팔에 가시면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것을 알게 될것입니다. 변변한 세간살이 하나 없이 히말라야 산속에서 살아가는 네팔인들의 고달픈 생활속에서도
순박한 웃음을 잃지 않는 그 얼굴에서 따뜻한 정을 느끼실 것입니다.
히말라야는 멀리 있는게 아닙니다. 각자 맞는 일정과 여정 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트래킹도 좋고,아니면 산자락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 역시 여러분에게 감탄을 줄것입니다. 모쪼록 이번 여행기가 여러분에게 히말라야를 가까이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필자 이용학.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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