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정 이틀째 킬리만자로는 정상인 키보봉 윗부분을 살짝 드러냈다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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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고, 천천히 올라야 고산병을 피할 수 있어
마랑구 게이트를 출발한지 4시간만에 도착한 만다라 산장(해발 2700미터) 은 비교적 시설도 깨끗하고 아담하게 지어져 있었다. 태양열 축전지를 이용해 전기도 들어와 모든 것이 편리했다. 우리는 4인실을 배정받아 짐을 풀고 포터가 가져다 준 뜨거운 물로 간단하게 얼굴과 발을 씻었다. 양동이의 반쯤 되 는 양으로 6명이 사용해야 하니 오늘부터는 샤워는 물론 머리도 감을 수 없을 것 같다. 기온이 낮은 고산에서는 찬물 을 사용했다가는 감기뿐 만 아니라 고산병의 원인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면 후 식당으로 가보니 각국 트레킹 팀들로 시끌벅적하다. 사람이 많을 경우 에는 식탁을 팀별로 교대로 사용하는데 영국식으로 각 팀의 쿡들이 자기네 식탁보와 포크 나이프 등을 놓는다. 식사 가 끝나면 재빨리 식락보를 걷어내고 다음에 앉을 팀의 쿡들이 다시 세팅을 한다. 재미있는 것은 각 팀들의 식탁보가 컬러풀하면서 색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모양만 봐도 우리 팀의 식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야간에는 기온이 내려 가면서 한기가 느껴져 일찌감치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한밤중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나와본 밤 하늘은 온통 밝게 빛나는 별들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이 가득하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별들의 향연인가!!! 차가운 기온이 코 끝에 싸늘하게 느껴지면서 정신이 맑아 온다.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트레킹을 떠날 때면 아내가 당부하던 “산에 가면 도(道)를 닦고 철좀 들고 내려오라"는 말이 생각난다.
60이 넘은 지금도 철이 안들었다고 생각하는 아내의 말이 쓴웃음을 짖게 하지만 난들 어쩌랴.. 그렇게 살다 가는거지..
그러나 산에 들어오면 나와 주위를 다시 돌아볼수 있는 기회가 많은것이 바로 아내가 바라는 도 를 닦는게 아닐까.
제2일차. 만다라 산장(2.700m) - 호롬보 산장(3.720m)
아침 6시가 되면 포터가 모닝티를 가지고 와서 깨운다. 아직 까지는 몸의 상태도 좋고 식사도 잘하고 있다.
7시40분에 출발한 우리팀은 정글 속으로 들어서면서 급경사길을 오르고 있다. 아브라함의 느릿느릿한 걸음의 인도아래 오늘도 "폴레 폴레" 이다.
열대림 속에는 오랜 세월속에서 죽은 나무 위에 자란 이끼들이 실타레처럼 늘어져 있으며 .야생화들과 어울려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그것도 잠시 열대림을 벗어나자 관목들이 무성한 초원지대로 들어섰다.
완만한 산등성을 넘어계속 오르자 전망이 트이면서 선인장 같은 '시네시오'(일면 킬리만자로 트리)와 '로벨리아'가 군락을 이루며 우리를 맞아준다.
다시 산능선을 하나 넘자 오른쪽으로 '마웬지'(5149m)봉의 날카로운 모습과 함께 왼쪽으로 저 멀리 킬리만자로의 정상인 '키보'봉이(5895m)
윗부분을 살짝 드러낸다. 처음 만나는 킬리만자로의 '키보'봉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됐었지만 완전히 자태를 드러내지 않고
조금씩 보여주는것이 신비감을 더해 준다.
이 때 한무리의 포터들이 고산병 환자를 수송용 수레애 싣고 내려온다. 아브라함의 말로는 중태라고 하는데 우리도 조심 해야겠다.
물을 충분히 마시며(하루에 2리터 이상) 무리하지 말고 "폴레 폴레" 천천히 천천히 올라 가야만 정상을 안아 볼수가 있을 것이다.
6시간만에 도착한 호롬보 산장은 올라가는팀과 정상등정을 끝내고 내려가는 팀들이 묵는 곳이다.
규모도 크고 소란 스럽지만 질서가 잘 잡혀있어 불편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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