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가르" 마을서 베이스 캠프 향해 출발 [10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95회 작성일 22-06-12 21:47본문
타쉴훈포 사원을 알려면 티베트 불교의 배경을 이해해야만 한다.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실질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가 망명을 하고난후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를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고 따로 10대 판첸라마를 임명하여 티베트 불교를 이끌어 가게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판첸 라마를 어용이라 하여 인정하지 않는다고는 하나 1989년 세상을 떠날때까지 티베트인을 위해 노력하고 중국 당국에 의해 감옥에 가기도 했다. 지금의 11대 판첸라마는 1995년 6세의 어린 나이에 임명되었으나 지금은 베이징. 어느 곳에 감금되어 있고 이곳 타쉴훈포에는 중국 측이 옹립한 가짜 라마가 있다는데 확인할 길은 없다고 한다.
그런 연유인지 이사원에는 강택민의 친필휘호 현판이 걸려있고 10대 판천 라마의 스투파(무덤는 금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또한 90년 전에 지어진 불상은 높이 26m에 900명이 4년동안 조성했다는데 너무나 화려해 보는이로 하여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그 정도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사원을 호사스럽게 장식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세에서의 열악하고 궁핍한 생활을 내세에서만 이라도 부유해지고 싶어하는 간절한 소망일까? 보면 볼수록 어지럽기만 하다.
우리는 타쉴훈포를 나와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달린다. 차창 밖으로 이따금 ‘중국 공산당 만세 ’’ 라고 한자로 쓰여진 민가도 보이고, 4월 하순인데도 도로 엎에는 아직 녹지않은 눈이 쌓여 있다. 고원지대여서 햇볕은 따갑지만 기온이 워낙 낮아 잘녹지 않기 때문이다. 풀 한포기 없는 산과 바람만 조금 불어도 흙먼지가 흩날리는 황야에서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며 살.아가 는 티베트인들의 삶이 못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우리가 달리는 길위로 돌풍이 지나간다. 날리는 황사가 벌판 전체를 뒤덮어 앞을 볼수가 없다. 하는 수없이 앞을 볼 수 있을 때까지 차를 세워야 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황사속에서 느끼는 고립감,아무것도 할수없다는.무력감,영영 헤어나지 못할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그 짧은 시간이 한없이 길게만 느껴 진다.
이런 돌풍을 만나기를 수차례. 차창을 꼭 닫고 있지만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먼자는 적은양이 아니다. 그럼에도 간혹 도로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그 흙먼지를 그대로 뒤집어 쓰고’있다. 삶이란 무엇인지… 가끔 만나는 태풍같은 황사 먼지 속에서 덜컹거리는 차를 타고 7시간만에 쉐가르 (해발 4350m)에 도착했다.
이 조그만 마을은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 오르는 전초기지이기도 하다. 쉐가르는 뉴팅그리 라고도 하는데 황량한 벌판위에 덩그러니 세워진 마을로 볼만한 유적지는 물론 그흔한 사원도 없다. 그저 단순히 오가는 여행객들이 머무는 곳으로 처음 찾은 게스트 하우스는 침대당 30위안(A$6 불)으로 가격은 마음에 들지만 날아드는 먼지와 바람을 막아줄 외벽이 없어 방문을 열면 그대로 흙먼지가 들어와 한순간 방안 가득 쌓인다.
게다가 대부분이 다 그렇지만 화장실이 따로 떨어져 있고 작은 담 으로 둘러쳐져 있을 뿐이다. 하는수 없이 다른 곳을 찾아 나서는데 동네 꼬마 여러명이 졸졸 따라온다.
아이들 행색은 비록 때가 끼고 꾀죄죄하지만 천진난만한 얼굴 모습이 다정하게 느껴진다. 가게에 들어가 사탕을 한 움큼 사서 집어주자 다들 기뻐한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딜가나 비슷한 것이 바로 아이 들인 것 같다. 순수하고 맑은 눈동자 속에서 세속의 험난함을 잠시 잊어본다.
다시 찾아간 조그만 호텔은 쉐가르에서 가장 좋다는 곳이어서인지 침대당 가격이 무려 150위안이란다. 요증이 비수기인데 호텔비용을 부르는대로 줄수는 없다.
과감하게 깎았더니 75위안(A$ 15불)으로 내려간다. 방에 욕실이 달려 있어 오랜 만에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어 본다.
운전기사가 와 또 여권을 달라고 한다. 이번에는 에베레스트 입산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란다.. 입산료는 차량 한 대에 400위안,사람은 65위 안인데 어쨌든 티베트는 어딜가나 허가서와 돈이 필요한 나라다. 아마도 중국 정부에서는 외국인이 라싸 이외의 지방 방문을 꺼리고 있기 때문일게다.
간밤에는 고소적응이 쉽지 않았던지 머리가 아파 새벽에는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뜬눈으로 새우다 일어나자 얼굴이 붓고 식욕이 없다.
- 이전글해발 5천 미터 '롱북 사원' 도착 [11회] 22.06.12
- 다음글티베트 제 2 의 도시 시가체 도착 [9회] 22.06.1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