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 Everest

마침내, 해발 5,200 미터 메이스캠프 올라 [11회 #2 ]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29회 작성일 22-06-12 22:17
image

본문

green-mountain-icon.png

우선 롱북사원에서 뜨거운 물을 얻어 컵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4월 하순인데도 햇볕이 비치면 그런대로 견딜만 하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무척이나춥고  더욱이 5,000미터 이상에서의 산행인지라 숨이 가쁘다.

 

조금 걷다가 쉬고 다시 걷기를 반복하면서 한발 두발 오르다  고개를  들면 웅장한 에베레스트의 위용이 나를 짓누른다. 태고적 그대로의 모습 에서 아니면.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기록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겐 경외의 대상이다. 한 시간쯤 올랐을까? 캐나다에서 왔다는 두 청년이 산 길에 누워. 있다가 필자를 보고는 인사를 한다. 열굴을 보자 우거지상이다. 보나마나 고소병 증세다.  ‘괜찮냐’ 고  물어보니  아무래도 롱북 사원으로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야 할것 같다면서  그래도 자기들은 이 곳에 와있다는 게  행복하단다.  “I’m happ,too.”

그래,그런 행복감을 맛보려고 이 힘든 산행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힘든 발걸음으로 사원을 떠난지 3시간 만에 에베레스트 B.C 에 도착하니 각국 원정대의 천막이 주위에 산재해 있고 색색의 롱다와 탈쵸 (불경을 적은깃발) 들이 바람에 펄럭인다.

 

먼저 와 있던 운전기사인 카르마가 숙소를 정해 놓았다고 해서 가본 천막은 침대만 달랑 있는것이 그냥 자다가는 동태가 될것 같아 난로가 있는 곳으로 바꾸어 달라고 하자 매점이 있는 천막으로 안내한다.

매점이래야 천막 한 귀퉁이 에다 색바랜 포장의 중국라면이나 고량주,콜라가 전부다. 그래도 천막 안의 가운데에 야크 똥으로 피우는 난로가 있어 다행이다. 일단 우리는  이  천막에서 묵기로 했다. 지금 이 곳에는 아시아 최초로 8000m급 14좌를 모두  완등한  후배  엄홍길 씨가 이끄는 서울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들어와 있다. 원정대는 티베트령 북동릉으로 정상에 오른다는 계획이고  엄홍길씨는 정상에 오른 다음 네팔 쪽으로 내려오는 세계 최초의 에베레스트 횡단 게획을 세우고 이 곳에 들어 와있다. 티베트령 북동릉 루트는 1960년경 중국 원정대에 의해 초등되었지만 등정 성공률이 30%에 불과할 정도 로"만만치 않은 루트이다. 천막에 짐을풀고 주위의 셸파들에게 한국원정대 소식을 알아보니 이 곳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롱북 빙하 바로 아래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했 다고 한다.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지만 오늘은 너무 늦어 내일 올라가기로 했다. 이곳 B. C는 황량한 벌판에 ‘5200m Mt.  Chomolangma  Base Camp,  라고 쓰여진 낡은 표지판만 있어 실망스럽지만 바로 을려다 보이는 에베레스트의 설벽이 손에 잡힐 듯하다. 또한 올해가 영국원정대 에드먼드 힐러리와 셸파 텐징 노르게이가 초등한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각국에서 몰려온 원정대로 부산했다. 지금 내가 묵고 있는 이 매점도 예전 같으면 없었을텐데  한 티베트인이 장사를 위해 임시 가설한 것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자 주위의 셸 파들이 우리 천막으로 와 티베탄 버터티와 ‘창’(티베트 전통 술)을 마시며 잡담을 한다. 화로가 있어 이 곳을 숙소 로 정했는데, 일찍 잠들기는 틀린것 같다. 해발 5200m의 고지대라는 것도 잊은채 분 위기에 휩쓸려 셸파들이 권하는 ‘창’ 을 받아 마셨다.

 

화로 앞에 앉아 취기가 오르자 추위를 잠시 잊었지만 어느덧 셸파들이 돌아가고 화로안의 불도 사그라들자 본격적으로 한기가 스며드는데  정말 장난이 아니다. 털양말, 털모자,두꺼운 쉐터 위에 우모복 을 입고 우모침랑에 들어 갔는데도 덜덜 떨린다. 세찬 강풍이 천막을 두르리는 소리와 천막 바로옆 야크 떼들이 내는 방울소리 때문에 잠을 잘수가 없다. 게다가 고소증이 시작되는지 머리가 깨질듯 아파 하는 수없이 일어나 배낭을 뒤져 약을 꺼내고 물병 을 열었지만 물병의 물이 꽁꽁 얼어 마실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사람을 깨워 물을 끓여달라고 할수도 없어 참기로 했다. 

지독한 밤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