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 Everest

베이스 캠프서 하산,국경넘어 네팔 향해 출발 [13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3회 작성일 22-06-12 22:47
image

본문

green-mountain-icon.png

우리 천막으로 내려오니 운전사인 카르마가 날씨 걱정을 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르마 역시 이대로 계속눈이 오면 오도가도 못한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출발을 서두르며  되돌아본 에베레스트는 흐려진 날씨와 짙은 운무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필자와의 작별을 서러워 하는것일까…,

 

에베레스트의 모습을 가슴속 깊이 각인시키고 잊지 않 으리라 다짐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얼마를 달렸을까 다행히 날씨는 조금씩 호전되더니 구름이 걷히고 다시 해가 보인다. 역시 산속 날씨는 변화무쌍이다. 히말라야 등반의 성공은 운이 80%, 기술이 20%라 하지 않던가. 그 운이란 기상을 말하는 것이다.

일반 산에서야 일기예보를 토대로 산행을 계획하지만 히말라야에서의 기상은 예측불허이기 때문이다. 결국 히말라야 원정대의 등정 성공여부는 기상조건에 따라 좌우되는 셈 이다.

 

B.C 에서 팅그리로 내려오는 길은 환상적인 경치가 어우러져 비포장 도로의 심한 덜컹거림에서 오는 고통과 깊은 낭떠러지의 좁은길이 주는 긴장감을 잊게 해준다. 어 느덧 산길을 뒤로 하고 고원 으로 접어들어 한참을 달리다가 강을 만났다. 그리 깊지 않은강에 다리는 없고  대충 강바닥의 자갈을 보며 강을 건넌다. 차가 다닌 흔적을 찾아 보지만 흔적이 있을리 없다. 무엇보다도 이 낡은 4WD 의

시동이 꺼질세라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제발 이제까지 잘달려 추었으니 이틀만 더 버텨주면 좋겠다고 빌어본다.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검문소에서는 무표정한 군인이 그냥 한번 쳐다보고는 통과시킨다. •늦은 시간에 도착한 팅그리의 게스트 하우스는 차라리 창고만도 못하다. 침대에 놓인 메트리스를 손으로 툭툭치니 모래가 우수수 떨어진다. .

이틀간 씻지를 못해 뜨거운 물을 부탁하자 고작 병두개에 물을 받아 준다. 

아쉬운대로 얼굴과 발을 씻는 것으로 만족할수밖에. 그나마 마음에 드는건 화장실이다. 비록 지붕도 문도 없지만 쭈그리고 앉아 바라보면 저멀리 히말라야가 보이지 않는가. 아마도 세상에 게스트 하우스 의 화장실이 노천인데다 히말라야가 정면으로 보이는 명당자리는 이 곳이 으뜸일것이다.

 

팅그리는 네팔로 가는 여정의 마지막밤을 보내거나 네팔에서 티베트로 넘어오는 여행객들이 첫밤을 지내는 곳으로  황량한 벌판 위에 20여채의 집들이 모여 있어 우정공로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기는 하나  바람만 몰아치는 광야의 쓸쓸함이 여행객을 더욱 움츠리게 한다. 식당에서 맨밥만 주문하고는  준비해 간 밑반찬으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오늘 보았던 에베레스트의 흥분을 가만히 음미 하 며 ‘ 창 ’ 을 찾았지만  이 집에는 ‘창’이 없단다. 하는수 없이 티베트 맥주인 ‘ 라싸비어 ’를 마시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데

 

창밖에서 합창소리가 들린다. 호기심에 나가 보니 나아 어린 아이부터 젊은 청춘남녀들 까지 수십명이 어우러져  노래를 부르고 장난을 치며 깔깔거리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다. 필자가 다가가 사진을 찍어도 누구 하나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곧바로 보여 주자 서로 자기도 찍어달라며 부탁을 해온다.

 

팅그리가 비록 해발 4390m 라고 하지만 에베레스트 B.C 에서 내려오는 길이고  긴장감도 풀려서인지 두통도 없고 이미 마신술 로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잔것 같았다.

아침 일찍 운전사인 카르마 가 잠을 깨운다. 피곤한 몸을 일으켜 침낭 속에서 나와 보니 간밤에 불어온 바람에 날려온 흙먼지가 방안에 잔뜩 쌓여있다. 

그렇다면 저 먼지를 내내 들이마시며 잠을 잤단 말인가. 갑자기 목이 막히고 재채기가 쏟아진다.

뜨거운 차로 아침을 대신하고는 일찍 팅그리를 떠나 네팔 국경을 향해 달린다. 이제 오후가 되면 국경을 넘어 카투만두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잘 견디어 준 자동차와 운전사 카르마가 정말 마지막 하루만 잘 견디어 주면 이번 여행은 무사히 마치는 셈이다.

 

팅그리를 떠난차는 폐허가 된 사원의 잔해가 군데군데 보이는 ' 구초 ’ 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면서 갑자기 털털  거리더니 속도를 내지 못한다. 하는수 없이 구초로 되돌아간 카르마가 차를 세우고 본네트를 열어 보더니  두시간이면 고칠수 있으므로 안심 하란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싶어 기다리는데 동네 꼬마들이 몰려와 구걸을 한다. 각 꼬마들마다 1위안씩 주었더니 이 번에는 좀더 큰 녀석들이 오고  다음에는 할머니들까지 데리고 나온다. 이러다 동네 사람 다 나오는 것은 아닌지…, 

한국전쟁 직후 배고프던 시절의 모습이 상상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