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행 10~11월, 3~4월 최적기... 우기엔 거머리떼 공격 [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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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15회 작성일 22-06-05 23:21본문
트래킹 3일차
Jhinudanda (1780m) ~ Chhomrong (2170m) ~ Sinuwa (2360m).
새벽녘에 나와 올려다 본 하늘엔 검은 구름이 가득 껴있어 걱정이다. 간밤에 내린 비로 알싸한 찬공기가 상쾌한 아침을 맞이해준다.
아침을 끝내고 출발하려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요새는 시대가 좋아져 고어텍스니 기능성 레인자켓이니 하면서 선전하지만 아무리 좋은 비옷을 입어도 가파른 길을 올라 가려면 진땀이 난다. 나 역시 조금 올라가다가 큰 비가 오지 않아 벗어버리니 날아갈 것만 같다.
한시간쯤 지나자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 아래 보이는 전망이 너무나 아름답다. ‘지누 단다’(Jhinuctenda 1780m)에서 급경사의 돌계단 길을 2시간 걸려 올랐다. 지금 서 있는 곳의 높이가 2170여미터이니 무려 400미터나 올라온 셈이다.
능선에서 바로 아래 보이는 ‘촘롱’(Chhomrong 2170m>은 트래킹 코스중 제일 큰 마을 이며 인상적인 전망과 함께 우체국과 큰 상점도 있다. 학교옆을 지날 때는 브라스밴드의 연습소리도 들린다.
이 곳 마을들의 특징은 집들이 전부 산비탈에 있고 농사짓 는 땅도 계단식이다. 그만큼 산세가 깊다보니 내려갔다 올라 갔다 하는 길이 많아 힘이 든다.
촘롱에서 잠시 ‘찌야,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다시 가파른 돌계단길을 한시간 정도 내려와 조그마한 계곡을 건너면 다시 오르막이 계속된다. 가파른 오르막 중간에 음료수 가게가 하나 있는 ‘틸체’에서 라면으로 중식을 했다. 산속에서 먹는 라면과 김치맛은 언제나 나를 즐겁게 해준다.
여기서부터 다시 돌계단길을 을라 깊은 산림 속으로 들어간 다. 지금은 건기(乾期)라 다행 이지만 우기(雨期)때에는 거머리떼들로 엄청나게 고생하는 코스다. 거머리가 발밑에서 올라올 뿐만 아니라 사람이 지나가면 나무 위에서도 떨어져 자신도 모르게 거머리밥이 되곤 한다.
히말라야 산행은 6월에서 9 월까지인 우기철을 피하는 것이 좋다. 10월부터 11월이나 3월, 4월이 산을 보기에는 최적기이며 12월~2월까지는 겨울이라 춥고 폭설로 간혹 등산로가 폐쇄되곤 한다.
여기 마을주민들 다수가 ‘구릉' 족 들이다. 네팔은 30개가 넘는 다양한 부족이 함께 살지만 민족이나 종교적 갈등은 크게 없어 보인다. 다시 한번 긴 오르막길로 지능을 넘어서니 ‘시누아’(Sinuwa 2360m)를 만 난다.
반갑게 맞이하는 롯지 여주인은 이십대 초반으로 도시물이 좀 들었는지 화장에다 옷차림도 산속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여기서부터 해가지면 기온이 뚝 떨어져 오리털 파카를 꺼내 입는다.
어제 산행보다 오늘이 쉬웠는지 일행들이 즐거워한다. 이럴때 네팔 전통주 ‘락씨 ’ 한잔 빠질 수 없지… 저녁식사가 나오기 전에 술안주부터 꾸말에게 지시하니 번개같이 햄과 야채튀김을 해오데 역시 요리 솜씨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조용한 산 속에서 지나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부딪히는 술잔 속에 시간 가는줄 모른다. 우리 남자일행 4 명 모두 술하면 ‘끝내주는’ 실력파(?)들이라 산행 내내 앉았다 하면 ‘한잔 술’이 빠지질 않았으니….
히말라야를 간거 야,술 마시러 간거야…
술을 ‘벗’ 삼아 히말라야에 올랐다는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해발3000m가 넘으니 말안해도 조심하며 술잔을 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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