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구성 좋으면 등반의 절반은 성공… 마음이 잘 맞는 우리 팀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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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90회 작성일 22-05-22 16:57본문
비행기 창밖으로 하얗게 빛나는 만년설의 히말라야가 구름 위에서 반긴다
한 번 오르면 다시 가지 않고서는 못견디는 ‘히말라야 중독’. 호주로 이민을 와서 십여년이 지나면서 산에 대한 갈망이 깊어질 무렵 불현듯 히말라야가 떠올랐다. 앞뒤 재지 않고 조급한 마음에 처음 달려 간것이 2000년도였는데 어느 새 네번째다. 2008년의 킬리만자로까지 더하면 8년 사이에 고산등반만 다섯 차례. 중독은 중독인가 보다.
사실 올해 남미 최고봉인 아콩카쿠아 베이스캠프까지 등반하는 계획이 잡혀 있어서 지난해 안나푸르나 트래킹은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 한 해전 에 킬리만자로를 다녀 왔으니 개인적 고산등반 주기(2~3년) 를 봐도 2009년는 쉬는 해였다.
그러나 시드니에 사는 산악인 친구 최유진이 몇년전부터 히말라야 동행을 원했고 서울에 있는 산악인 선배의 칠순 기념으로도 히말라야 트래킹이 좋을 것 같아 계획을 잡았다. 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서울의 선배는 계획 변경으로 빠지고 최유진과 서울의 산악인 후배 박동희 부부,그리고 카투만두의 후배 이석우 등 5명이 됐다.
당연히 집사람에게는 선배의 칠순 기념 등반을 핑계로 쉽게 윤허(?)를 받았다. 하긴 언제는 허락 안했나? 주위에서는 이 나이에 고산등반을 다섯번씩 가는 것도 대단하지만 보내주는 집사람이 더 대단하다고 한 다. 이제는 도 좀 닦고 오라거나 철 좀 들고 오라는 말은 안 하고 그저 조심하라고 하는 걸 보면 반대로 집사람이 철이 든 건 아닌지…
시드니에서 네팔까지는 타이항공 편으로 방콕을 경유하면 편하지만 굳이 서울을 거치 는 시드니〜서울~카투만두~서을 ~시드니 여정을 택했다. 2008 년부터 서울~카투만두 간에 대한항공 직항노선이 생긴데다 서울에서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내심 오고 갈 적에 고국에서 오랜만에 산 친구들을 만나 한잔 하는 즐거움이 더 컸다. 나이가 들면서 특히 해외에서 오래 살수록 어쩔 수 없는 병인가 보다.
서울에 도착해서 우선 트래킹 도중에 사용할 식량과 물품들을 구입하기 위해
대형 마트에 들렀다. 구입하기 어려운 물품도 박동희 부부가 애써 준 덕분에 모두 준비할수 있었다. 어떤 산행이든 팀 구성이 잘 되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팀은 정말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로 이뤄졌다.
이번 히말라야 트래킹 목표 는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4,200m).
개인적으로 보면 그 동안의 고산등반 중 가장 낮다. 일행 중 필자와 이석우후배를 제외하곤 히말라야가 초행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이 곳으로 정했다. 코스는 8일 정도에 안나푸르나 심장부로 바로 들어 가는 코스이다. 베이스 캠프에서 안나프르나 1봉, 2봉,남봉의 위성봉,강가푸르 나(7,454m),히운출리(6,441m), 간다바출리 (6,248m),마차푸차 레 (6,993m) 등 아름다운 만년 설의 봉우리들이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볼 수 있 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곳이다. 히말라야 트래 킹 코스에서 해발 4,000m가 넘으면 만만한 곳이 없다. 안나푸르나 트래킹 코스는 크게 산군을 돌아가는 라운드 트래 킹과 베이스 캠프 트래킹(일명 안나푸르나 센츄어리) 두 가지 이다.
라운드 트래킹은 보름 정도의 일정이 필요하며 해발 5,416m를 넘어가야 하는 어려 움이 있다. 필자도 1차 때 폭설로 토롱라 정상에서 저승 문턱까지 가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었다. 반면,베이스캠프 코스는 8내일 정도에 안 나푸르나 심장부로 바로 들어 가는 코스이다. 베이스 캠프에서 안나프르나 1봉, 2봉,남봉의 위성봉,강가푸르 나(7,454m),히운출리(6,441m), 간다바출리 (6,248m),마차푸차 레 (6,993m) 등 아름다운 만년 설의 봉우리들이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볼 수 있 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안나푸르나(8,091m)는 우리 에게는 에베레스트 다음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한국원정대 의 애환이 깊은 산이다. 필자 의 절친한 악우인 유동욱이 원정 등반에서 동상 으로 발가락을 모두 잃어버리기도 했고,1984년에는 산악인 후배인 안창렬이 이끄는 원정대가 여성 산악인 최초로 김영자 를 등정에 성공 시켰었다.
또한 필자가 도착하기 3주전 에는 여성 산악인 오은선씨가 8000m급 히말라야 14좌 중에 서 13좌를 성공하고 마지막 안나푸르나에 도전하다가 등정직전 기상악화로 포기하고 다음를 기약하며 철수했다.
안나푸르나마 저 성공한다면 여성으로서는 세계에서 두번째의 14좌 완등자가 된다고 하니 소식을 기다려 본다.
드디어 우리 일행은 2009년 11월9 일 카투만두로 향한다. 히말라야는 서너번의 경험으로 이력이 날 만도 하지만 갈 때 마다 마음이 설레고 가슴이 두근 거린다 . 마치 잠시 떨어져 있던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그런 심정이다. 산은 항상 거기 그대로 있는데…
등반 시즌인데도 비행기는 비교적 한산하다. 불황 의 여파와 신종플루로 여행계가 어렵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이륙한지
5시간 정도 지날 무렵 비행기창 넘어로 하얗게 빛나는 만년설의 히말라야가 구름 위에서 우리를 반겨준다. 웅장하고 아
름다운 모습에 일행은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댄다…
그렇게 히말라야는 처음 만나는 이에게는 강렬한 인상을 오랜만에 만나는 이 에게는 변 함없는 애정을 보내준다. 참고로 인천,홍콩,방콕 등 비행기의 경우 오른쪽 좌석에 앉아야 히말라야를 볼 수 있는 행운을 잡는다.
4년만에 다시 찾은 카투만두 국제공항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 말이 국제공항이지 한국의 기차역이 이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설은 그렇다 치고 공항 직원들의 느려터진 수속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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