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트레킹 목표 강진리(4,773m)봉 정상에 서다 [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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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88회 작성일 22-06-12 19:14본문
가슴이 울렁거리고 한순간 맥이 풀리며 주저 앉는다. 정녕 고산병은 아니고 환희의 순간에 나타 나타난 증상일 것이다. 누구는 히말라야 정상을 정복 한다고 말하지만 정복이 아니고 신이 허락한 자만이 품안에 안길수 있는 것이다. 감격에 겨워 호주〈한국신문사〉기(旗)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모든 영상을 망막을 통해 내 가슴에 저장시킨다.
한 시간 가량 머물며 모든걸 만끽한다. 바쁠것도 없고 나만의 자유가 있는 이곳에서도 이제는 내려가야 할 때다. 우리의 생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정상 과 바닥을 알수만 있다면,이는 성공한 생일 것이다. 저멀리 산 아래 내려가야할 강진 굼바가 조그맣게 보인다. 급경사 길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내려오려니 다리에 통증이 온다. 롯지에 내려와 우선 시원한 맥주한병으로 '강진리' 등반을 자축하며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하산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하루쯤 더 머물고 싶지만 바로 코사인쿤드 트레킹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라올 때와 반대로 내려가는 길은 따가운 햇빛이 정면으로 꼿혀 썬크림을 바르고 내려가는데 바람이 차가워 자켓을 벗을순 없다. 그늘진 곳에는 얼음이 그대로 있다. 봄에는 이 일대에 아름다운 야생화가 만발해 경치가 멋지니 봄에 다시 한번 오라고 람바부가 나를 꼬득인다. 나도 오고 싶지만 아직 안가본 히말라야가 얼마나 많은데 언제 또 이곳에 올수 있을지... 오늘은 너무 힘든 하루였다. 단 시간에 히말라야의 심장부를 경험하고 나오는 이 코스야말로 매력적인 트레킹 코스다. 올라갈때 머물었던 랑탕빌리지의 티베탄롯지에 느즈막하게 도착 했다. 올라갈 때보다 사람은 더 많아져 롯지 홀이 번잡해졌다. 이제 누가 네팔 사람들을 순수하다고 할까. 현지인을 제외 하고 관광객을 상대하는곳은 어김없이 바가지 상술에다 한술 더떠 네팔정부까지 가세하니 목불인견이다. 그래도 아직은 다른 나라에 비해 물가가 저렴해 세계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온다. 저녁에는 네팔의 전통 음식인 ‘달밧’을 먹고 너무 피곤해 일찍 침낭속 으로 들어간다.
트레킹 6일차
오늘도 포터 ‘까르베’가 ‘찌야 ’를 가지고 깨우러 왔다. 침낭안에서 마시는 따끈한 '찌야’ 한잔은 항상 나를 감동 시킨다. 사실 나는 커피도 안 마시고 차 종류 또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네팔에만 오면 하루에도 몇잔씩 ‘찌야’를 마신다. 특히 이른 아침에 침낭안에서 마시는 찌야는 히말라야를 떠도는 나의 영혼을 달래주며 하루를 시작하는 원동력이다. 히말라야 의 정기를 받고 자란 차이파리 에 신선한 야크의 우유를 넣고 끓인 이맛은 정녕 히말라야의 또다른 매력이 아닐까.
안타까운것은, 롯지에서 나오는 찌야의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은 신선한 우유를 구하기 어려워 대부분 가루우유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래서 슬프다. 나도 이제 히말라야에 첫 걸음을 놓은 지 십년을 훌쩍 넘겼으므로 예전이 좋았지 하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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