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tang Himal

왜 나는 이 험한 히말라야를 다시 찾은 것일까..., [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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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61회 작성일 22-06-1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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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나올 때까지 히말라야를 바라보며 느긋한척 하지만 오후 일정을 생각하면 내심 불안하고 걱정이 앞선다. 점심올 끝내고 1시에 출발하는 이 곳이 해발 2,700m 인데 출발시작 지점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다.

 

한발 한발 오르다 힘들면 아무곳이나 주저앉는다. 시간 이 지나자 다리의 무게조차 벅 차고 힘들다. 평지 하나 없이 그냥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숨 이 턱턱 차오르며 명치끝을 친다. 너무 힘을 주다보니 아무 생각도 없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무상무념이 된다고 했던가... 오로지 이 지긋지긋한 오르막길이 끝나기를 바랄뿐 이다.

 

오래전 수술한 왼쪽 무릅에서 이상신호가 온다. 재빨리 압박보호대를 꺼내 지압을하자 통증은 좀 나아졌지만 무릎를 구부리는게 힘들어 오르기가 벅차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걸어 올라야하므로 통증은 참아보기로 하고 보호대를 풀어버렸다. 얼마나 걸었을까.. 건너편 산 능선은 해가 걸려 환하지만 우리가 걷는 이쪽은 짙은 그늘이져 어둑해지니 불안하다. 마음도 급해지고 지쳐 쓰러질때쯤 람바부에게  얼마 남았느냐고 물어 본다

한 시간만을 더 가야 ‘출랑파티’란다. 뭐라고? 아직도한 시간이나... 히말라야 트레킹에서는 오로지 하루 종일 걷기만 하는데 시간이 정말빨리 지나간다. 그런데 지금의 한 시간은 왜 그리도 길기만 한 건지,

5분마다 시계롤 보며 오르고 또 올라 숲을 빠져나오자 드디어 능선 위에 *출랑파티’ (3,654m) 롯지가 있다. 롯지 앞의 긴 의자 위에 쓰러지듯 누워버렸다. 아니,누운게 아니라 퍼져버렸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파스 를 무릎에 덕지덕지 불이고 난 후 빤히 올려다 보이지만 한 시간을 더 올라가야 하는 라우레비나(3,910m)까지 간다. 실은 몸도 지쳤고, 여기 롯지가 시설 도 좋지만 굳이 올라가는 이유는 따로 있다. 라우레비나의 일출과 일몰은 랑탕과 코사인쿤드 트레킹에서 빼놓을수 없는 여정이다. 여기서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이고 아직 해는 내 어께에 걸려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렇게 사람 마음이 간사한 건가. 아니다. 나는 그저 산을 오르는게 아니고 내 마음속의 산을 오르고 싶다. 모든 것올 떨쳐버리고 내가 꿈속에 그리던 환상속의 산 . 그러나 그품에 안겨도 채워지지 않는 ‘타는 목마름’으로 또다시 산 을 찾아 헤매는 이 걸음이 나의 운명인가 보다.

이! 드디어 라우레비나에 도착했다. 중간에 하루쉬며 올라왔으면 이 감격은 반으로 줄었을까. 내가 왜 죽올 힘을 다해 해지기전에 도착하고 싶어 했는지,롯지 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거대한 히말라야의 산줄기를 따라 하얗게 빛나는 산들이 웅장함을 넘어 숙연함 마저 느 끼게 한다 .

 

안나푸르나《8,091m), 다을라기리 (8,172m), 마나술루. 가네쉬히말(7,406m),람중,랑탕2봉, 랑탕리릉...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이 모든 산들을 한눈에 바라보는 이 순간,감동이 온몸을 적신다,

 

오르지 않고 바라보는 산과 오르고 난 뒤 바라보는 산은 다르다. 그래서 힘들어도 조금 더 조금 더 하며 오르는 이유 가 여기 있다. 

운무가 서서히 발아래 세상을 뒤덮고 타오르던 태양 빛으로 불게 물들며 구름 속에 잠긴다. 피곤함도 잊은채 롯지 앞에 앉아 하염없이 히말라야의 장엄한 일몰을 바라본다.

‘라우레비나에서는 '그냥 머물러라. 이건 명령이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는게 가슴에 와 닿는다. 

이미 홀 안에는 난로 주변으로 트레커와 가이드 포터들이 자리롤 잡고 있다. 나도 비집고 앉아 락씨 한잔으로 피로를 푼다.

그러나 홀 안에 앉아 있자니 답답한 생각에 솔며시 밖으로 나온다,

여기는 해발 4,000m 고지로 기온은 뚝 떨어져 영하의 날씨에 코끝 으로 싸한 바람이 밀어닥친다 

방한복을 입어도 몸이 움츠러 드는건 어쩔수 없다.

이미 한밤 . 별들의 잔치는 시작됐다,히말라야가 주는 또 하나의 축복이다. 거칠것 없이 하얗게 빛나던 저 히말라야의 산들은 어둠속에 가라앉고 휘영청 밝은 달과 은하수에게 자리를 내준다. 어둠속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별들로 가득하다. 소원을 빌 틈도 없이 유성 하나가 떨어진다. 또 떨어진다.

셀 수도 없는 유성을 보며 이미 소원을 비는자가 아니라 소원의 주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알수 없는 전울이 등줄기롤 타고 내린다.

나는  왜  이곳까지 와 있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무엇을 찾고자 이 험한 산속을 찾아온걸까. 마음 속으로 물어보지만 답은 없다. 

아니 내 자신 속에 있답을 끄집어 낼줄 모르는 것인지도... 아니면 두려운 것일까. 언젠가 그 답을 찾는 날이 오면 모든게 끝나겠지… 

신기하게 무릎의 통증도 두통도 사라지고 평안이 찾아오면서 달빛에 비친 히말라야의 눈 속으로 나롤 날려 보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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