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땅 코사인쿤드로 들어가다 [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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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35회 작성일 22-06-12 20:05본문
트레킹 9일차
간밤은 지독한 추위였다. 방한복까지 입고 침낭에 들어갔으나 오래된 롯지의 판자벽으로 들어오는 칼바람에겐 속수무책 이었다. 어제 힘들었던 산행으로 웬만하면 잠이 들었올 텐데 강추위도 그렇지만 옆방에서 누군가가 밤새도록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내내 신경을 자극했다,새벽에는 갈증을 느껴 물을 마시려고 했으나 꽁공 얼어있어 해가 뜨기만을 기다렸다
오늘은 6시에 기상해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바로 출발한다. 오늘도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한 마디로 이번 트레킹은 짧은 일정으로 사람 잡는 트레킹 (?)이다.
드디어 신들의 땅. 코사인쿤드’로 들어간디. 이곳은 ‘간다' 라거나 ‘을라간다’라는 표현 대신 '들어간다’라고 해야 할것 같다. 왜 그런지,일단 들어가 보자.
벌써 여명은 밝아오고 낮게 운무가 깔리면서 히말라야 고봉 들이 만년설을 빛내기 시작하지만 어제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라우레비나에서 능선율 따라 라가면서 뒤돌아보면 파란 하늘을 머리에 두고구름 위에 떠 있는 히말라야 설산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미 수목한계선 을 지난지 오래다.
두 시간쯤 오르자 롱다가 펄럭이는 쵸르텐이 있는 고갯마루 (라우레비나야크. 4,200m)에 도착했다. 여기서 바라보는 경치가 이번 트레킹 중 최고의 경치다,270도의 파노라마가 연출하 는 환상적인 히말라야 고봉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그 저 신음으로 대신한다,람바부 가 중얼중얼거리며 이쪽에서부터 안나프르나. 다울라기리,마칼루,가네쉬,람 중… 하고 설명을 하다 저 넘어가 티베트라며 말을 끝낸다. 이제부터는 설산 하나하나의 명칭이 의미가 없다. 혼자 우뚝 섰을때의 존귀함과 명칭이지,
저 기다란히말라야 산군 속에서 수많은 설산들의 높고 낮은 키재기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네팔어로 라우레비나의 ‘라우레’는 지팡이. ‘비나’는 '버리다,라는 뜻이다 이제부터는 속세에서 의지했던 모든것을 버리고 신들의 땅 코사인쿤드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그많은트레킹 코스중 올라오는 내내 감동을 주는곳도 흔치 않을것같다. 나무 하나 없는 황량한 벌판 위에 많은 길들이 나 있고 그 주위에는 움막과 돌 로 쌓은 공터가 가는 길마다 있다. 족제때 쓰는 순례자롤 위한 숙소다. 그래도 부족해 노숙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니… 코사인쿤드엔 '시바'신이 독에 중독됐을 때 '파르와티신'과 '비슈누' 신이 도와줘 삼지창을 꽂아 호수를 만들어 몸을 담궜다는 전설이 있는 힌두교 3대 성지중 하나이며 ‘시바’파 의 최고 성지다.
이곳에선 매년 보름달이 뜰때 네팔 전국에서 약 만여 명의 힌두교도 순레자들이 모여 일주일 동안 이 신성한 호수를 순례 하며,
밤새워 북을 치고 노래하면서 몽환상태로 춤을 춘다. 언젠가 우리나라 다큐 프로에서 축제의 현장을 취재한걸 본 일이 있다.
신비스럽기도 했지만 그들의 열 정에 놀란적이 있다.
네팔은 세계 유일의 힌두 왕국이다. 왕과 왕비. 왕자, 공주... 우리는 막연한 상상 속에 이상의 꿈을 꾸지만 여기 현실은 지배자와 억압된 민초만이 힌두신 아래 공존공생하는 곳이다. 아직도 계급제도가 뿌리 깊게 내재되어 있기에 어쩌면 이곳이야 말로 민초들에게는 탈출구이자 해방구가 아닐까. 신이란 무엇 인가. 이 척박한 땅에서 삶을 지탱해주는 나의 구원이다,
산길이 점점 좁아지며 한 사람이 겨우 다닐수 있는 좁은 길로 들어선다. 옆은 깍아지른 듯한 낭떠러지로 그 아래가 까마득하게 보이는 어려운 길이다. 한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이 길은 폐쇄되기도 한다. 산은 내가 다가서지 않는한 그 속살 올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바로 신들이 거처한다는 이곳은 불교 에서 백팔번뇌 수와 같은 108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다고 한다.
힌두교에서는 부처 또한 힌두신의 하나로 인정하고 경배 한다는 것이다.
어느덧 뒤에 있던 히말라야는 사라지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신들의 땅으로 서서히 들어간다. 참으로 절묘하다. 라우레비나 고갯마루에서 입구인양 길이 좁아지고 깍아지른 벼량길로 조심스럽게 걷도록 하는 이 모든 것이 마치 신을 경배 하러가는 절차인 것만 같다.
이 위험한 벼랑길을 수천 명 의 힌두 순례자들이 줄지어 걸어간다고 상상하며 나 역시 구도자의 마음으로 걸음을 옮긴다. 드디어 파란색의 호수 '낙 문드’가 내려다 보인다. 다시 산 모통이를 돌자 벼랑길 끝에 드디어 ‘코사인쿤드’가 있다.
해발 4,320m 고지에 이렇게 커다란 호수가 있다나.. 파랗다못해 검은빛올 띠는 이 호수가 바로 시바신이 몸을 담근 곳이며,
사람이 호수 근처에 다가가면 잡아 끌어들여 삼켜버린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특히 이곳의 물이 흘러내려 힌두교의 최고 성수인 인도 갠지스강의 발원지인 네팔 강고트리 빙하의 지류와 민난다고 하니 힌두교에서
얼마나 성스럽게 여기는지 짐작이 간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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