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를 걸으며 세상을 보다 [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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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04회 작성일 22-06-12 20:11본문
나는 천천히 호숫가로 다가가 경건한 마음으로 손올 담그며 파괴와 창조의 신, 『시바』 를 만난다. 이곳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시바"가 속삭인다. 너를 잊고 자아를 버리고 다시 새톱게 태어나라…, 적막한 호숫가에 자기공명과도 같은 소리가 치고 나간다.
지난 봄에 타계한 박동희 얼굴이 물위에 비친다. 한동안 깊은 생각에 빠져 있다 나오니 이제 일어날 시간이다. 이곳엔 롯지가 두 곳이 있다. 지금 시간은 오전 11시. 점심은 내려 가다 먹기로 하고 한곳에서 차를 마신 다음 오던 길로 되돌아 나간다.
여기서 헬람뷰로 빠져 3일 정도 걸으면 카투만두로 바로 갈수가 있다. 하루 종일 지긋지긋한 버스를 타지 않아도되는 잇점은 있지만 이제부터는 하산길에 큰 의미가 없어 빠른 코스롤 선택했다.
전설 속 신들의 땅을 뒤로고 다시 길을 나선다. 홀가분 하다. 거칠것도 없다. 올려다 본 하늘은 구름한점 없이 랗다,하긴 지금 구름은 내 발 아래 있으니까… 그러나 올라 오면서 보았던 환상의 히말라야는 짙은 구름이 벌써 반을 가리고 있다.
나는 운이 너무 좋다. 트레킹 내내 날씨가 받쳐주고,순간순간 모든 풍광올 가슴에 담을수 있었으므로… 올라갈 때 4시간 이상 걸린길이 내려올땐 2시간도 안 걸려 라우레비나 롯지에 도착했다.
람바부가 미리 내려와 준비한 라면올 먹고 있는데 어제 아침에 같이 출발했던 말레이지아팀이 올라오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나는 벌써 코사인쿤드를 갔다 왔다고 하니까 모두 놀란다. 이 팀은 '싱굼바'에서 1 박 하고 올라왔으니 우리가 축지법이라도 쓴줄 알겠지.
출랑파티까지는 되돌아 나온 길이고 여기서부터 다시 숲속 으로 들어간다. 울창한 숲속의 고목나무에 낀 이끼가 신비감을 준다. 한낮 온도가 올라가 옷차림도 가벼워졌다, 하산길도 완만해 싱굼바의 숙소까지 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도 긴 여정이었다. 해발 3,900m에서 시작해 4,380m까지 울라간 다음 다시 하산해 3,340m까지 내려왔으니 정말 고달픈 하루였다. ‘싱굼바’라 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곳에도 오래된 라마사원이 있다. 랑탕지역에선 티베트 접경 지대라 그런지 굼바(사원)라는 지명을 자주 볼수 있다. 새로 생긴 롯지가 있어 시설도 괜찮은 편이다. 트레킹도 끝나가는 시점이어서 저녁식사 반주로 락씨를 서너 잔 마셨더니 그냥 골아 떨어졌다.
트레킹 10일차
여기만 해도 롯지에 손님이 없어 조용하게 하룻밤 묵율 수 있었다. 아침은 내려가다 먹기로 하고 일찍 출발했다 여기서 카투만두로 가는 차를 타기 위한 둔체까지는 반 나절 거리. 아무튼 서두르기로 했다. 고도가 낮아지니 숲도 울창하고 기온도 을라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러나 길은은 매우 가파르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 갈때가 조심 스럽다. 다리가 풀려 헛발질을 하게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내딛는 이 길을 바람과 구름과 전설이 함 께 걷는다.
내가 13년 전 처음으로 히말라야로 향한 것은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던 이 길올 결으며 나 자신을 보았고 또한 세상을 볼수 있었다.
히말라야는 준비된 자얘게 그 신비를 드러낸다,그런 자 만이 놀라운 히말라야의 비밀을 열어볼 수 있다.
나는 '시바' 신에게 초대받아 신들의 땅으로 들어갔다 다시 속세로 나간다. 트레킹을 떠날때 항상 아내는 “도를 닦고 철 좀 들어 돌아오라”고 입버릇 처럼 얘기하지만,글쎄.. 도는 모르겠고 철은 좀 들지 않았나 싶다.
딩사(3,007m)에 도착해 간단하게 짜파티 한 조각과 찌야 한잔으로 요기를 하고 람바부 와 펨바는 둔체로 미리 내려가 카투만두로 가는 차량을 수배하기로 했다,
한시간 반쯤 지나 데우랄리 (2.625m)에서 잠깐 휴식을 취 하는데 람바부에게서 연락이 왔다 . 카투만두로 가는 차가 현재는 없고 계속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둔체에서 오늘밤을 자고 다음 날 떠나야 하는데,그러면 아까운 하루를 더 허비해야 한다,
경사진 길을 내려오다 절벽 옆에서 계곡 아래까지 이어진 계단을 보았다. 내려다 보이는 고도감도 아찔하지만 내가 모퉁이 계단을 돌자 소리 없이 마주친 현지 네팔리 를 보고 깜짝 놀란 것도 잠시, 검은 장화에 ‘쿠쿠리 칼’을 차고 벌건 눈으로 조아보는 눈이 어찌나 매서운지 얼른 시선을 피한다. 그래서 산속에서는 짐승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했던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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