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tang Himal

산은 마음을 비우라 일러주건만 ..., [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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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04회 작성일 22-06-1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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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걷기롤 한 시간 반이나 지났다. 누구라도 지나가면 물어볼텐데 아무도 없다. 더 이상 가지 말고 이곳에서 기다려볼까. 앞서간 이석우와 포터 펨바가 찾으러 오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는데 저 멀리 길위에 평바가 앉아 있다. 하여간 이 녀석은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더니 하는 짓이란... 이번 트레킹엔 가이드 람바부와 포터 펨바와 까르네 모두 3명을 고용했다.

 

우직한 까르네는 나이 30 후반에 짐을 제일 많이지고 항상 먼저 출발하는 포터이며 술을 엄청 좋아해 항상 락씨 잔을 들고 산다. 맨 처음 인상은 별로 였지만 갈수록 정이 드는데 트레킹 내내 맨발에 술리퍼만 신고다녀 그 추운 코사인쿤드에서 나를 놀라게 했었다.

 

반면 펨바는 3 0초반에 짐올 적게 지는 대신 람바부의 조수 역활인 보조 가아드다. 뺀질뺀질한 이 녀석은 랑탕계곡에서 강진굼바로 가는 길위에 떨어진 모바일폰을 내가 주워 주인 찾아 주라고 했는데도 신형이라 그런지 그냥 자기가 가지고 다닌다 . 그러다가 제대로 찍히는 순간이 온 것이다.

황당한건, 내가 지금 걸어온 길이 갈림길을 지났다는 것이며 이정표 또한 없었던 것이다(원래 히말라야 트레킹코스에 비상식적으로 이정표가 많지않다). 지도상에는 파하레 롯지에서 갈라지는데 실제로는 롯지도착 전에 갈라지는 길을 나도 모르게 올바로 가는길올 걷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반대 방향으로 갔다면 내려갔던 길을 한 시간이나 다시 되돌아와야만 했을생각을하니 아찔하다.

 

그렇다면 갈림길에서 기다려야만 하는데 왜 그냥 지나 쳤냐고 야단을 쳤더니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 자고로 네팔 사람들은 잘못했다고 절대 시인하지 않으며, 만일 잘못했다고 말하는 순간 모든걸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우리 상식으로 다그쳤다가는 큰 싸움이 난다 고 이석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출발했다. 울창한 숲속의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데 한 떼의 원승이들이 가까이 보이고,한 고비롤 넘어서자 시야가 탁 트인 곳에 누추한 찻집이 하나있다 맞은편 능선 위로 툴로샤부르 마을도 보인다.

히말라야에서 지저분한 것에는 이력이 났지만 이 집은 좁 심한 것 같아 차 대신 물한병 사마신다. 그런걸 보면 아직도  진정한 이들의 이 웃이 되긴 멀었나 보다. 겉만 깨끗하다고 다가 아닐텐데,어쩌면 내가 이들보다 더 나을 것도 없는데  비우고 내려놓고  싶지만 생각과 마음이 나를 놓아 주질 않는다.

 

산자락을 돌아 내러가자 깊은계곡 위로 긴 출렁다리가 있다. 요즘은 잘 알려진 트레킹 코스의 출렁다리가 튼튼하게 새로 만들어져 있으나 내가 십년전에 왔을때는 낡고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다리가 많아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강심장 아니면 건너기가 쉽지 않았다,

 

출렁거리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땅바닥 위에 현지 청년 하나가 쓰러져 있다 나는 놀라서 펨바에게 ‘일으켜 앉혀라, 물올 먹여라’하고 한바탕 수선올 떠는데 펨바는 대수롭지 않게 내 말올 따른다. 시간이 좀 지나자 눈을 뜨면서 정신을 차린다. 툴로샤부르에 사는 청년 인데 뱀부로 가는 길이란다. 왜 쓰러졌냐고 물으니 우물쭈물 한다. 옆에서 이석우 말이 아마 대마초를 피웠을거란 다.

히말라야에는 야생으로 피는 대마가 지천에 깔려있다. 오죽하면 예전에 네팔이 히피들의 천국이었을까. 지금도 네팔의 시골에는 대마초가 평범한 일상 이라니,트레킹 도중에 만나는 젊은 포터나 가이드들이 손가락으로 조그마한 봉투에서 가루를 묻혀 잇몸에 문지르는 광경율 종종 보곤 한다. 그렇게 하면 강한힘올 얻곤 한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환각제의 일종일 뿐이다. 이런것 들이 평범한 일상이라니…

청년과 헤어지고 산 사면의 길을 오르자 전망이 트인 곳에 찻집이 있고, 전면에 만년설이 하얗게 빛나는 가네쉬 히말(7,420m)의 삼각봉이 나롤 압도한다. 시간은 벌써한 한시가 지나고 있어 전망 좋은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싶어 식사주문을 하려 했으나 여기선 차와 간식만 팔고 있고 주인 아중마가 직접 옷감올 짜서 기념품을 만들어 파는 곳이다,

 

아직 숙소까지는 두 시간을 더 가야만 해서 배낭에 넣고 다니는 비상식량 으로 해결한다. 나는 언제나 비상식량 으로 호주에서 가지고 온 육포,껍질이 초로된 치즈,초콜릿, 양갱을 가지고 다닌다.

간식을 먹고 있는데 이 집의 조그만 어린 아이가 자꾸 손바닥을 내만다. 초콜릿을 하나 주었다. 되도록이면 이곳 아이들에게는 충치 때문에 단 것을 주지 않고 볼펜올 주는데 너무 어려 나도 모르게 준것은 아마 시드니의 손녀딸이 생각났던 탓일 게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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