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2일차 ‘금파’의 '겔링’ 소리에 위안을 받으며 ...,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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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19회 작성일 22-06-12 18:31본문
천길 낭떠러지 위에 서있는 사고차량과 주위 사람들의 표정이 밝고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것이 인상깊다. 사고현 장에서는 한쪽 벽의 길을 넓혀 사고차량을 옮겨놓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반대편의 차량으로 걸어와 돌아갈 차량을 타려고 했으나 와! 하는 함성속에 길이 개통된다고 한다. 한시간 아니 삼십분만 있다가 길이 뚫렸어도 앞으로 고생은 안 했을텐데...
곧이어 양쪽에 기다리던 차량들이 운행을 시작했고 나는 길옆에 서서 엄청난 먼지속에 ‘람바부의 잔머리를원망한다. 우리가 타고 온 차는 발빠르게 손님을 태우고 카투만두로 돌아가버렸고,한마디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이다. 그나마 한참을 기다리다 탄 현지버스는,좌석은 물론 통로와 지붕까지 발 디딜 틈도 없는 상황이었다. 산행 첫날의 신고식이 이토록 혹독할 줄이야...
힘들게 올라탄 현지버스는 사람들로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몸을 움직이기도 힘든 상황에서 열어놓은 창문으로 먼지가 쏟아져 들어오고,현지인 의 땀냄새로 졸도 직전이다. 그 바람에 절벽위 낭떠러지 길을 달리는 공포는 잠시 잊었지만 그나마 이 버스는 목적지 ‘사브로베시’까지도 못가고 ‘둔체’에서 다시 갈아타야만 한다.
너무 머리가 잘 돌아가는 람바부를 치켜세웠다가 지금은 원망하는 내가 나도 싫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더짜증 난건 힘들게 도착한 ‘ 둔체’ 입구의 검문소에서 국립공원 입장료를 지불하려는데 일인당 1000루피(八$13.00)인 입장료가 아무 예고도 없이 며칠전부터 3000루피로 올랐단다 나는 물론 이석우와 람바부도 황당해 한다.
예전에 없던 트레킹허가서(팀스카드)를 만들어 USS20.00 까지 받으면서… 아무리 이나라의 주수입원이 관광이라지만 해도 너무하는 것 같다. 금액도 표시되지 않은 영수증을 보면서 관광객을 봉으로 아는 이 나라의 행정을 탓할수밖에. 둔체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샤브로베시까지는 약 한 시간 거리지만 꾸불꾸불한 낭떠러지 길에 그나마 대부분 포장길이어서 먼지로 인한 고생은 없었다. 다시 갈아탄 현지버스는 이미 카투만두부터 만원버스로 왔기 때문에 우리는 통로에 간신히 끼어 탈수 있는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열두시간만에 해가 질 무렵 힘들게 샤브로베시에 도착했다. 오늘 하루 겪었던 악몽은 다시 이 길을 통해 카투만두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했다
산골 깊숙한 이곳은 카투만두와 달리 싸늘한 냉기가 몸을 움추리게 만든다. 람바부가 이끄는 롯지에 짐을 풀고 하루종일 먼지에 시달려 녹초가 된 몸으로 샤워실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길 기다린다.
그런데... 롯지 주인 말을 믿은게 잘못이지 오들오들 떨면서 십분이 지나도록 차가운 물만 나오는데,이러다 산행도 하기전에 감기가 걸리는건 아닌지. 결국 뜨거운 물은 포기하고 찬물로 대충 끝냈다. 내려와 주인에게 항의해봤으나 더 기다려보지 그랬냐는 데는 할 말을 잃었다. 하긴,여기는 네팔이니까…
트레킹 2일차
사브로베시 (1,480m)에서의 첫 날이 밝았다. 어셋밤에 피곤하기도 했지만 괜찮은 락시 맛에 정량을 넘겼나 보다. 오랜만에 푹 자고 일어나 차가운 공기를 폐속 깊숙이 들여 마시니 정신이 맑아온다. 깊은 협곡에 자리한 이곳은 티베트가 가깝고,이미 국경까지 도로공사는 끝났다고 하니 앞으로 국경도시로 발전할수 있을것 같다. 주민들의 기대도 크다고 하지만 언제 개통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전 8시에 출발했다. 이석우와 필자,가이드 람바부,포터 둘,모두 5명이다. 숙소를 지나 계곡을 건너기 전에 검문 소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트레 커들이 모여 있다. 우리도 팀 스카드와 입산허가증을 검사받고 출렁다리를 건너간다. 가까운 곰파(사원)에서 아침예불로 올리는 겔링(피리)소리가 우리의 장도를 빌어주는 것만 같다.
무사히 산행을 끝마칠 수 있도록… 옴마니밧메흠... 산다운 산에 들어서면 마음부터 달라진다. 경건한 마음으로 보잘것없는 나 자신을 보며 산의 정기를 느낀다. 계곡을 건너 오르막을 지나 첫 마을이다. 이곳이 예전의 사브로베시다. 오래된 건물의 빛바랜 모습이 새로 생긴 아래 마을에 밀려 안쓰러워 보인다.
오늘의 일정은 라마호텔 (2,380m)까지 해발 약 900m를 을라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고산병 예방을 위해 하루 고도를 5~600m 이상 올리는 것을 피하라고 하지만 지침만 잘 따라준다면 l.000m 올리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지막한 능선을 지나자 울창한 정글이 시작된다. 둔체 검문소에서 이곳 랑탕국립공원에 Red Fanda가 서식한다는 간판을 보았을때 놀랐었는데 아무튼 여러가지 동식물이 두루 서식한다고 한다. 트레킹중에 아생원숭이는 가끔 보이기도 한다.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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