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최초의 국립공원 ‘랑탕히말’ 로 [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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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25회 작성일 22-06-12 18:49본문
지독한 밤이다. 창가옆 긴의자 위의 침낭 속에서 사나운 바람소리에 거의 뜬눈으로 보낸다.
왜 그렇게 시간이 안가는지... 새벽까지 화장실을 안간게 다행이다.
대부분의 롯지 화장실은 건물밖에 있기 때문에 한밤중에 볼일을 보려면 추운 날씨로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항상 프라스틱 소변통을 준비해 다니지만 여러명이 같이 잠을자는 홀에서는 사용하기가 쉽지않다. 잔 머리가 잘돌아가는 람바부덕에 연이를 고생을 한다.
트레킹 3일차
거의 잠을 자지 못하다 새벽에 잠깐 눈을 붙였는데 소란스런 소리에 잠을깬다. 추위로 굳어진 몸으로 일어나려니 온몸에서 삐끄덕 소리가 나는것 같다.
아침식사는 복잡한 이곳을 피해 한 시간 정도 올라가는 굼나촉(2,769m)에서 하기로 하고 서둘러 짐을 챙긴다. 아침의 기온은 강한 바람과 함께 영하의 날씨다. 단단히 차려입고 길을 나선다. 오늘부터 각별히 보온에 신경을 써야겠다.
고산병 예방은 천천히 걸으면서 나의 몸을 고산에 적응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위에 너무 노출되는것도 고산병 의 원인이 된다.
네팔 대부분의 등산로가 그렇듯이 처음부터 트레커를 위해 만들어진게 아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며 산비탈을 일구며 살아가는 농민과 야크의 애환 젖은 길위로 내가 오늘 걷는다.
한 시간 넘겨 도착한 계곡 옆의 굼나촉에서 티베탄 빵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이 빵은 밀가루 반죽을 그냥 화덕 위에 올려 구운 것인데 바로 먹으면 괜찮지만 식은 빵은 질겨 맛이 없다. 쿡이 없는 이번 트레킹은 먹는 즐거움은 날아가 버린 것 같다.
계곡 옆의 롯지를 벗어나 고개를 오르자 나뭇잎 사이로 랑탕2봉(6,596m)이 하얀눈을 쓴채 드러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랑탕히말로 들어가는 것이다.
랑탕히말은 1960년에 지정된 네팔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영국의 등반가 Tflman H. William(1898-1978)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라고 극찬했던 곳이다.
'1949년 영국인 탐험대가 세상에 알리기 전까지 지도상에 공백으로 남아있던 랑탕은 알프스와 히말라야를 섞어놓은듯한 비경을 자랑한다.
이곳에는 개성이 풍부하고 매력적인 7000m 급의 봉우리들이 많다. 70년대 후반과 80년대초에 입산금지가 해제된후 많은 원정대와 트레커 들이 오고 있으나 아직 다른 지역보다는 찾는이가 적은 편이다.
또한 랑탕히말은 아름다운 계곡을 지나 가장 짧은시간 안에 히말라야 산군의 심장부로 들어가
웅장한 히말라야의 파노라마를 느낄수 있는 아름다운 코스이다.
안나푸르나,에베레스트의 경험이 있는 트페커들이 랑탕의 경치를 왜 최고라고 하는지 비교가 된다.
오늘도 가파른 오르막길과 깊은 계곡 위의 절벽길을 힘겹게 한발 한발 내딛는다.
랑탕 계곡을 벗어나 저멀리 오늘의 종착지인 랑탕마을이 보이면서 고라타 벨라(3,030m)에 도착했다. 점심은 김치 라면이다. 평소에는 라면을 잘먹는편이 아닌데 이번 트레킹에서는 점심으로 거의 늘 라면을 먹으면서 느낀건 가끔씩 중간에 롯지음식도 먹어봤지만 그래도 라 면에 김치가 제일 입맛에 맞았다.
맨처음 트레킹 다닐 때는 김치냄새 때문에 다른 나라 트레커들을 신경썼지만 지금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래도 실내보다는 밖에서 먹는 게 마음은 편하다.
고라타벨라 롯지를 지나자 웅장하게 떨어지는 멋진 폭포가 보이는곳에 군인초소와 체크포스트가 나온다. 이곳에서 다시 트레킹허가서(Tims Card)를 검사하면서 장부에 이름을 적어 넣지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 왜냐하면
오는 도중에 롯지벽에 붙은 실종여인 의 현상 포스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포스터 내용은 혼자 온 미국여인과 신원파악이 안된 현지가이드와 둘이서 트레킹 하던중 여인이 실종된 사건이다.
혼자 트레킹을 할 경우 여행사를 통 하지 않는 가이드나 포터들이 가끔씩 강도로 돌변하거나 짐을 들고 사라지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체크포스트에서 아무리 트레커와 가이드 이름을 장부에 적어 보지만 트레커들이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유의해야 할 점이다.
이곳부터 3000m가 시작되기 때문인지 검문소 옆에 고소병의 예방과 주의 경고판이 크게 서있다.
오전에는 해가 뜨면서 기온이 올라가 자켓을 벗었고 고라타벨라를 지나면서는 탁트인 개활지에다 햇빛이 따사롭다. 깊은 산에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해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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