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트레킹 목표 걍진리(4,773m)봉을 향하여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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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13회 작성일 22-06-12 19:08본문
트레킹 4일차
랑탕의 새벽은 밝고 찬란하다. 찬란한 햇살이 맞은편 산자락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하면서 이 깊은 골자기를 접수했던 지난
밤의 어둠과 혹독한 추위를 순식간에 몰아낸다.
우리는 티베탄빵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길을 나선다. 강진굼바(3,797m)까지는 넉넉하게 반나절 거리라 바쁠것 없이 여유만만하다. 아침 햇살이 숙소앞 개울의 얼음위로 쌩하게 부딪힌다. 이곳에는 오래전부터 야크젖으로 만드는 치즈공장이 지금도 지도에 나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떠나기전 찾아보려 했으나 문을 닫았다고 해 아쉽지만 그냥 출발했다.
랑탕마을 초지 위에 많은 야크들이 한가롭게 풀을 먹는곳에 어린 목동이 말위에 앉아있다. 마을을 벗어난 지점에 크고 긴 마니석(불경을 새긴 탑)이 있다는것은 이곳 랑탕마을이 과거에 얼마나 큰 마을이었는지 또 티베트와의 주요 교역로 였다는것을 증명해준다.
탁 트인 사면길을 어렵지 않게 오르며 건너편 계곡 위에 수없이 걸린 크고 작은 폭포를 감상한다. 정면으로는 얄라피크 (5,732m)봉의 하얀 설산이 나를 반긴다. 올라오는 도중에 봤던 목동이 탄 말과 고삐를 잡은 아버지가 내 결을 지나며 “나마스 테 ” 하고 인사를 한다 . ‘나마스떼'는 인도나 네팔에서 우리의 ‘안녕 하세요' 하는 인사말과 같지만 그뜻은 '내안의 신이 당신의 신에게 경배를 드립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스쳐 지나갈수 있는 평범한 말속에 이러한 심오한 뜻이 있다니... 역시 힌두교의 나라답다.
랑탕마을을 떠난지 두 시간 쯤 지나 도착한 ‘네사팔리찻집’ (3,550m)은 정면에 만년설의 강첸포(6,387m)가 보이는 정말 멋진 장소이다. 이미 수목 한계선을 지나 넓은 벌판길 옆에 자리한 이곳도 숙소보다는 오고가는 트레커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올라가는 길은 급경사 없이 강한 바람과 햇빛을 뒤로 하고 을라 수월했다.
멀리서 보이던 하얀설산이 강진굼바(3,700m)에 오르자 왼쪽으로 랑탕리릉(7,245m)과 우측에는 나야킹(5,846m),중앙에는 강첸포3.387가 하얗게 빛 나는 만년설과 함께 병풍처럼 둘러싸여 눈앞에 서 있다.
랑탕히말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대자연이 만들어주는 감동을 몸으로 느낄수 있다는것이 꿈만 같다. 표현력 부족을 절실하게 느끼며 침묵 속에서 하염없이 바라만 본다. 강진굼바의 ‘굼바’는 티베트어로 사원을 뜻하는데 실제로 이곳에는 아주 오래된 라마불교 사원이 있다.
지금은 낡고 초라해 승려도 별로 없지만 오래 전 티베트와 왕래하던 시절엔 오고가는 교역꾼들에게 많은 위안을 주었을 것이다. 나는 늦은 점심을 먹고
진 곳에 자리잡고 앉는다. 병풍 처럼 둘러싸여 있는 만년설의 랑탕히말이 눈부시도록 아름답 다.
랑탕계곡이 제일 아름답다는 것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곳에 마을이 생겨났을까. 히말라야가 뿜어내는 맑은 기운이 내몸 가득히 들어와 세포 하나하나 타고 흐른다. 눈에 보이는 하얀 설산,찬바람이 맨살에 부딪히는 감촉,청량하게 들리는 계곡 물소리. 랑탕히말의 중심에서 마음의 평온을 느끼며 지금 이 곳에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함을 만끽한다. 하염없이 앉아있다 롯지로돌아오니 이석우는 벌써부터 부엌안의 화덕옆에 앉아 락 씨를 홀짝거린다. 나는 내일 아침일찍 일어나 강진리(4,773n0를 을라야 하기에 락씨 한잔으로 만족해이겠다.
강한 바람을 막아줄게 없어 밤만 되면 기온이 뚝 떨어진다. 냉기가 방으로 들어와 차가운 침낭속에 뜨거운물 가득한 수통을 밀어넣는다. 이것에라도 의지한채 긴긴 밤을 보내야 한다. 그나마 MP3로 잠들 때까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게 유일한 잠자리의 호사이다.
트레킹 5일차
극성스럽게 울부짖는 바람소리에 밤새 뒤척이다 새벽녁에 잠깐 눈을 붙였는데 포터 까르네가 밀크티를 가지고 와 깨운다. 6시에 기상해서 짜파티 한 조각과 계란 후라이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이다.
오늘은 여기 강진굼바 (3,797m)에서 강진리(4,773m)봉 까지 해발 약 1,000m를 올라갔다 오는 힘든 길이다. 출발 첫걸음부터 롯지 뒤로 깍아지른듯한 직벽길을 기어 올라야 한다.
경사가 심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 급경사면으로 한없이 굴러떨어질것 같은 생각이 들자 오싹함이 밀려온다. 두둑하게 껴입고 출발했으나 해가 뜨기 시작하자 윗옷을 하 나씩 벗는다. 단시간에 고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고소병에 안 걸릴려면 천천히 걸어야한다.
람바부가 앞에 서서 ‘비스따리 비스따리’(천천히 천천히) 하며 주문을 외듯 중얼거린다. 서너 발자국 걷다 멈추길 반복 하며 앉았다 일어나면 머리가 어지럽다.
잠시 쉬었다 다시 오르막 경사가 심해져 숨이 턱밑을치고 올라와 가슴까지 통증이 밀려온다. 평지라 해도 해발 4.000m가 넘는 산길에서 길게 걷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몸은 그렇게 민감하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두 다리가 튼튼해 잘 견디어주고 있다.
이옥고 두 시간 반 만에 급경 XI 길을 기어오다시피 해 룽 다와 타르쵸가 펄럭이는 강진리 봉 정생4773m)에 섰다. 아,히 말라야! 환상의 경치가 파노라 마로 다가온다. 만년설의 랑탕 리룽(7상5m)이 거대한 빙하를 끼고 손에 잡힐 듯 바로 눈앞에 서 있다. 고개를 돌리자 강첸포 (6,387irt와 나야캉가(5,846m) 가, 오 른 쪽 으 로 는 도 르 제 락 파 (6,9_가 햇빛을 받아 눈부시 게 빛나고 맞은편으로 간잘라가 보인다. 이곳을 넘으면 헬람부 이고,이 뒷편으로 시바의 성역 인 코사이 쿤드 지역이다.
▶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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